✨ 시험 도전

“그 나이에 무슨 시험이야?”
그 말 한마디가 내 마음에 불을 질렀다.

내 나이 53세.
세상은 은퇴를 준비하라는 말을 듣기 시작할 나이였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시작을 향한 갈망이 자라고 있었다.
“지금 아니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
그 뜨거운 마음 하나로 나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도전했다.

사실 두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공부를 해본 게 언제였던가.
내가 젊은 시절처럼 암기를 잘할 수 있을까?
주변에서는 걱정과 반대가 뒤섞인 말들을 했다.
“그 나이에 무슨 시험이냐.”
“힘들게 해서 뭐 하려고 그래.”

하지만 나는 알았다.
이건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내 인생을 향한 도전이라는 걸.

🌱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도전의 첫날, 나는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다짐했다.
“오늘 하루도, 내 꿈을 향한 발걸음.”

매일 새벽 2시간씩 인강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졸음이 쏟아져 눈이 감기고, 강의 목소리가 멀어져도
나는 스스로를 다그쳤다.
‘지금 자면, 내 미래도 멈춘다.’
필기를 멈추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몇 번이고 다시 들었다.

오전에는 오프라인 학원 수업에 참여했다.
20대, 30대 젊은 수강생들 틈에서
나 혼자 나이가 많다는 사실이 처음엔 부끄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의 나이는 약점이 아니라 ‘경험’이라는 무기가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수업이 끝나면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저녁 10시까지 자리를 지키며 책을 읽고, 문제를 풀고, 정리를 했다.
도서관 문을 나설 땐 늘 뿌듯했다.
“오늘도 포기하지 않았어.”

집에 돌아와서도 쉬지 않았다.
식사를 간단히 하고, 또 문제집을 펼쳤다.
때론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들기도 했고,
눈물 나게 외웠던 법 조문과 용어들이 꿈에까지 나왔다.

하루하루가 고비였지만,
그 고비를 넘을 때마다 나는 조금씩 강해지고 있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단단해졌다.

🌸 그리고 1년 후, 합격

2017년, 드디어 시험일이 다가왔다.
한 손엔 볼펜, 한 손엔 간절함을 쥐고 시험장에 들어섰다.
문제지를 받는 순간, 손이 떨렸다.
하지만 곧 마음을 다잡았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잖아.”

시험이 끝난 후, 가채점을 하며 조심스럽게 합격을 예감했다.
그리고 결과 발표 날.
합격.
내 이름 옆에 적힌 그 두 글자를 보는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그날의 기쁨, 그날의 감격은
내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 중 하나였다.
“내가 해냈다. 진짜 해냈다.”
누구보다 간절했고, 누구보다 절실했다.
그래서 가능했다.

합격 후, 나는 주저하지 않았다.
“이건 내 길이다.”
그래서 바로 개업을 준비했다.
명함을 만들고, 간판을 달고,
내 이름을 내건 부동산 사무실을 열었다.

처음엔 두려움이 컸다.
“과연 고객들이 나를 믿고 찾아줄까?”
“계약서 하나도 제대로 못 쓰면 어쩌지?”
모든 게 낯설고 긴장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고객 한 분 한 분과의 상담을 통해
나는 스스로를 다듬어갔다.
처음엔 떨렸던 목소리도 점점 단단해졌고,
고객들의 신뢰는 내 자부심이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6년.
나는 매년 수많은 매물과 고객을 만나며
‘집’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거래 대상이 아니라는 걸 배웠다.
집은 누군가의 삶이고, 꿈이며, 시작이었다.

고객과 함께 도면을 살펴보고,
서로 다른 사연을 듣고,
서류를 작성하며 마주한 그들의 표정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이 일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구나.”

힘든 날도 많았다.
계약이 무산되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고객을 돕기 위해 마음이 쓰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초심을 되새겼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길을 시작했는지.”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혹시 나이 때문에 도전을 주저하고 계시다면
진심으로 말씀드리고 싶다.

“늦은 나이라는 건 없습니다.
지금의 나를 바꾸고 싶은 간절함, 그 하나면 충분합니다.”

나는 53세에 도전했고,
1년 만에 합격했고,
6년 동안 나만의 사무실을 운영해왔습니다.
누구보다 늦었지만,
그래서 누구보다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해보지 않으시겠어요?